21지구상에 출현한 생물 가운데 가장 거대한 생물인 공룡은 지금으로부터 2억 3천만 년 전에 처음 등장하여 이후 1억 6천만 년 동안을 살았다.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시기에 중국 대륙과 연결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반도는 거대한 호수지역으로 공룡의 서식지, 공룡의 천국이었다. 어떤 이는 ‘한반도는 고대 세계의 수도’라고까지 말할 정도이며, 또한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산지이다. 선뜻 상상이 안되지만,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해안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이 그 증거이다.

시원한 바다와 그 바닷물에 씻겨 동글동글해진 조약돌로 이루어진 해변, 그리고 변산반도 채석강처럼 독특하게 생긴 바위덩어리인 상족암이 멋진 폼으로 서 있는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상족해수욕장에 가면 쉽게 공룡발자국을 만날 수 있다.

상족암은 켜켜로 쌓아놓은 시루떡을 연상시키는 수성암 덩어리이다. 생김새가 밥상다리 모양 같다고 하여 상족(床足) 또는 쌍족(雙足)이라고도 불린다. 바위 곳곳에는 파도에 씻겨 생겨난 깊숙하고도 기묘한 굴이 이리저리 미로를 만들고 있어 신비롭다. 이 굴이 선녀들이 하강하여 석직기(石織機)를 차려 옥황상제의 비단옷을 짰던 곳이라는 전설도 전해온다.

1982년 상족암 부근 바닷가 바위에서 대체로 너비 24㎝ 길이 32㎝ 크기의 작은 물웅덩이 250여 개가 70㎝ 내외의 간격으로 이어진 모습이 세상에 알려졌는데, 이 물웅덩이들이 공룡의 발자국이고, 상족암 일대가 공룡들의 집단 서식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 학계의 공인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상족암 (답사여행의 길잡이 11 – 한려수도와 제주도, 초판 1998, 14쇄 2008, 돌베개)